데이터 블로그 데이터 블로그
DATA BLOG
기록2026년 08월 28일·4분 분량·원자료 직접 집계

미국 관세 15%…조선 500년 기록에 「관세」는 0번이었다 (본편)

광고

한눈에 — 미국이 우리 물건에 매기는 세금, 이른바 상호 관세가 15%로 정해진 것은 2025년 7월 30일입니다. 발효를 이틀 앞두고 워싱턴에서 열린 협상에서 10%포인트가 내려갔습니다.

근거가 된 기록

대목출전
그런데 이 말이 우리 기록에 없었습니다삼국사기 · 고려사 · 조선왕조실록 정본 348,925기사 외
1879년, 편지 한 통고종실록 · 고종 16년, 이유원과 이홍장이 주고받은 편지
1883년, 제도가 되다고종실록 · 고종 20년, 조일통상장정 속약

15%라는 숫자가 붙기까지

G001_01.jpg

미국이 우리 물건에 매기는 세금, 이른바 상호 관세가 15%로 정해진 것은 2025년 7월 30일입니다. 발효는 그해 8월 7일이었습니다.

원래 예고된 숫자는 25%였습니다. 발효를 이틀 앞두고 워싱턴에서 열린 협상에서 10%포인트가 내려갔습니다.

그 10%포인트에 붙은 조건

G005_01.jpg

값이 내려간 것만이 아니었습니다. 대미 투자 3,500억 달러와 에너지 1,000억 달러 구매가 조건으로 붙었습니다. 우리 주력 수출품인 자동차에 붙던 25%도 15%로 함께 내려갔고, 쌀과 쇠고기는 더 열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올해 미국은 폴리실리콘과 웨이퍼에도 15%를 새로 매겼고, 정부는 반도체와 태양광 기업들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습니다.

국회의 회의록에서 「관세」라는 말이 나온 회의는 3,958번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 말을 이만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이 우리 기록에 없었습니다

G003_01.jpg

기원전부터 오늘까지 남은 기록을 훑어 「관세」라는 말을 찾아봤습니다.

고대 기록에도, 고려 기록에도 한 번도 나오지 않습니다. 조선 실록 전체에서도 딱 한 번 나옵니다.

그 한 번도 관세가 아니었습니다. 1723년 평안감사가 올린 글에 「서관의 세수」라고 적힌 것을, 앞뒤 두 글자가 붙어 그렇게 읽은 것입니다.

광고

세금을 안 걷은 것이 아닙니다

G001_01.jpg

같은 실록에서 세금을 걷었다는 말은 650번 넘게 나옵니다. 세금을 물렸다는 말이 116번, 관문에 선 시장을 뜻하는 관시가 66번입니다.

걷을 줄 몰라서가 아니었습니다. 나라와 나라 사이에 물건이 오갈 때 값의 일부를 떼어 간다는 생각이, 그때는 없었던 것입니다.

1879년, 편지 한 통

G003_01.jpg
若定其關稅, 則餉項不無少裨

— 그 관세를 정한다면 군비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입니다

*고종실록 · 고종 16년, 이유원과 이홍장이 주고받은 편지*

이 말이 우리 기록에 처음 들어온 것은 1879년입니다. 청나라 사람 이홍장이 조선의 이유원에게 보낸 편지였습니다.

영국과 독일, 프랑스와 미국에도 문을 열라고 권하는 글이었습니다. 그래야 일본을 견제하고 러시아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권유 끝에 이런 문장이 붙습니다.

그 관세를 정한다면 군비에 적잖은 보탬이 될 것입니다.

관세는 장사 이야기로 들어온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라를 지키는 이야기로 들어왔습니다.

1883년, 제도가 되다

G004_01.jpg
朝鮮政府應當速將海陸關稅, 改爲均一, 俾得其平

— 조선 정부는 마땅히 바닷길과 육로의 관세를 하나로 고르게 하여야 한다

*고종실록 · 고종 20년, 조일통상장정 속약*

4년 뒤인 1883년, 조일통상장정이 맺어집니다. 해관이 배에 올라 짐을 봉하고, 해관세무사가 값을 매기고, 값이 맞지 않으면 다시 매기는 절차가 조문으로 적힙니다.

같은 해 영국, 독일과도 같은 조약을 맺습니다. 속약에는 이런 문장이 들어갑니다. 조선 정부는 마땅히 바닷길과 육로의 관세를 하나로 고르게 하여야 한다.

고종·순종실록에서 관세는 39번, 개항 뒤 각사등록에서는 329번 나옵니다.

147년 뒤에도 같은 자리

관세는 우리가 만든 말이 아닙니다. 남이 권해서 들어왔고, 조약으로 제도가 되었습니다.

그때 이홍장이 든 이유가 무역이 아니라 군비였다는 점을 저는 오래 봤습니다. 관세는 처음부터 돈 문제가 아니라 힘 문제로 들어왔습니다.

147년이 지나 다시 협상 탁자에 관세가 올라와 있고, 그 옆에 투자와 에너지 구매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그 성격이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저는 그렇게 봅니다.

지금까지 숫자로 본 한국사였습니다.

기록 분야의 다른 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