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전쟁 참여로 간주」라고 했다 — 한국은 하루 177만 배럴을 그 해협으로 받는다
원유 수입의 62.8%가 호르무즈 통과 · 중동산 70.7% · 봉쇄 시 유가 160달러
2026년 9월 4일, 이란의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가 레바논 매체 알마야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항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침략 및 전쟁 참여로 간주할 것이다.»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파병을 검토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나온 이란의 첫 공개 반응이다. 청와대는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는 운신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 글은 파병의 옳고 그름을 다루지 않는다. 그 해협이 한국에 실제로 얼마나 걸려 있는지만 숫자로 본다. (2026년 9월 6일 기준)
1. 하루 177만 배럴
| 물량 | |
|---|---|
| 한국 원유 수입 전체 | 하루 282만 배럴 |
| 그중 호르무즈 통과 | 하루 177만 배럴 (62.8%) |
※ 자료: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출처에 따라 「3분의 2 이상」에서 「95%」까지 편차가 있어, 여기서는 물량 기준으로 계산한 62.8%를 쓴다.
한국이 쓰는 기름의 3분의 2가 폭 약 33km짜리 한 해협을 지난다. 이 길이 막히면 대체 경로가 사실상 없다.
2. 원유는 중동에 매여 있다
| 품목 | 중동산 비중 |
|---|---|
| 원유 | 70.7% |
| LNG | 20.4% |
※ 자료: 한국무역협회.
원유의 70.7%가 중동산이다. 다변화 이야기는 오래됐지만 숫자는 크게 움직이지 않았다. 이유는 단순하다 — 중동산이 싸고, 국내 정유설비가 중동산 원유에 맞춰 설계돼 있다. 다른 곳에서 사 오면 비싸지고 설비 효율이 떨어진다.
LNG는 20.4%로 훨씬 낮다. 호주·미국·카타르 등으로 나뉘어 있어 원유보다 충격에 강하다.
3. 세계 물동량의 4분의 1이 지나는 길목
| 호르무즈 통과 비중 | |
|---|---|
| 세계 해상 원유 | 25% |
| 세계 LNG 교역 | 20% |
※ 자료: 국제 에너지 통계.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해상 원유의 4분의 1이 이곳을 지난다. 그래서 봉쇄는 유가를 통해 전 세계로 번진다.
다만 충격의 크기는 나라마다 다르다. 미국은 셰일로 자급에 가깝고, 중국은 러시아·중앙아시아 육상 파이프라인이 있다. 한국·일본은 거의 전량을 해상으로 받는다.
자주 묻는 질문
Q. 호르무즈 해협이 왜 그렇게 중요한가? A. 페르시아만에서 바깥 바다로 나가는 유일한 출구다. 가장 좁은 곳이 약 33km이고, 실제 항로 폭은 더 좁다. 사우디·이란·이라크·쿠웨이트·UAE·카타르의 수출이 모두 이 길을 쓴다.
Q. 봉쇄가 실제로 가능한가? A. 이란이 완전 봉쇄를 오래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게 통설이다. 다만 기뢰 부설, 선박 나포, 위협만으로도 보험료와 운임이 급등해 사실상 통항이 줄어든다.
Q. 우리 비축유는 얼마나 버티나? A. 정부는 제5차 석유비축계획에 따라 2026~2030년에 원유 130만 배럴을 추가 구매할 예정이다. 비축은 단기 충격을 흡수하는 장치이지 몇 달을 버티는 수단은 아니다.
Q. 파병하면 정말 표적이 되나? A. 이란의 발언은 경고이지 예고는 아니다. 다만 한국 선박·교민·기업이 그 지역에 있고, 이란과는 과거 동결자금 문제로 갈등한 이력이 있다.
Q. 파병을 안 하면 안전한가? A. 그렇지 않다는 게 이 글의 요점이다. 해협이 막히면 파병 여부와 무관하게 유가와 물가를 통해 충격이 온다. 오히려 한국은 파병국 중 가장 크게 노출된 축에 든다.
4. 막히면 160달러
| 시나리오 | 두바이유 |
|---|---|
| 봉쇄 지속 시 | 배럴당 160달러 |
| 통항 재개 → 8월 | 95달러 |
| 통항 재개 → 4분기 | 83달러 |
※ 자료: 에너지 시장 분석(2026년). 전망치이며 실제와 다를 수 있다.
봉쇄가 이어지면 160달러, 풀리면 83달러다. 두 배 차이다.
5. 유가가 오르면 얼마가 더 나가나
| 유가 상승폭 | 연간 석유 수입비용 증가 |
|---|---|
| +20달러 | 약 10조 원 |
| +50달러 | 약 25조 원 |
※ 자료: 에너지 시장 분석.
배럴당 50달러가 오르면 한 해에 25조 원이 더 나간다. 앞서 다룬 2026년 고유가 피해지원금이 4조 8,000억 원이었다. 지원금 다섯 번보다 큰 돈이 기름값으로만 빠져나간다.
이 돈은 정부가 쓰는 게 아니라 기업과 가계가 나눠 부담한다.
6. 제조원가가 12% 오른다
| 제조업 평균 생산비 | |
|---|---|
| 평상시 | 100 |
| 봉쇄 3개월 지속 | 111.8 |
※ 자료: 산업 영향 분석. +11.8%.
석 달만 막혀도 제조원가가 12% 오른다. 석유화학·철강·시멘트처럼 에너지를 많이 쓰는 업종이 먼저 맞는다.
수출 가격 경쟁력에 직결된다. 원가가 12% 오르는데 수출 단가를 12% 올릴 수 있는 산업은 거의 없다. 그 차이가 영업이익에서 빠진다.
7. 이미 한 번 겪었다
| 원유 수입 (평상시=100) | |
|---|---|
| 평상시 | 100 |
| 봉쇄 당시 | 69 |
※ 자료: 관세청·업계 집계. −31%.
가정이 아니다. 2026년 호르무즈 위기 국면에서 한국의 원유 수입은 실제로 31% 급감했다.
8. 정리 — 무엇이 걸려 있나
| 무엇이 | 숫자 |
|---|---|
| 호르무즈 통과 원유 | 하루 177만 배럴 (수입의 62.8%) |
| 중동산 원유 비중 | 70.7% |
| 세계 해상 원유 통과 | 25% |
| 봉쇄 시 유가 | 배럴당 160달러 |
| 유가 +50달러 시 비용 | 연 25조 원 |
| 봉쇄 3개월 시 제조원가 | +11.8% |
| 실제 겪은 수입 감소 | −31% |
이란의 경고와 미국의 요청 사이에서 한국이 놓인 자리는 이렇다.
파병하면 표적이 될 위험이 생기고, 파병하지 않아도 해협이 막히면 가장 크게 다친다. 선택지가 좋고 나쁨이 아니라 어느 쪽 위험을 감수할 것인가의 문제다.
앞으로 볼 것 셋. ①정부가 「파병」이 아닌 다른 기여 방식을 찾느냐. 청와대 표현이 「군 기여 다각 검토」였다. 호송이 아닌 정보·군수 지원 같은 선택지가 있다. ②원유 중동 의존도 70.7%가 움직이느냐. 이 숫자가 안 내려가면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③유가가 100달러를 넘어 얼마나 오래 머무느냐. 단기 급등보다 고유가 장기화가 제조업에 더 아프다.
호르무즈는 지도 위의 먼 곳이지만, 한국의 기름 3분의 2가 지나는 곳이다. 파병 논쟁을 어느 쪽에서 보든, 이 숫자를 빼고 판단할 수는 없다.
출처
- 이란 안보·정치 부문 고위 관리 발언(2026년 9월 4일, 레바논 알마야딘 인터뷰) — «한국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에 대항하는 행동을 할 경우 이란에 대한 직접적 침략 및 전쟁 참여로 간주» / 청와대 «한반도 대비 태세에 큰 손상이 없는 범위 내에서 운신할 수도 있다», 「군 기여 다각 검토 중」
- 에너지경제연구원 등 — 한국 원유 수입 약 282만 배럴/일, 그중 호르무즈 해협 통과 약 177만 배럴/일(62.8%)
- 한국무역협회 — 한국 수입 원유의 70.7%가 중동산, LNG는 20.4%가 중동산
- 국제 에너지 통계 — 세계 해상 원유 운송의 약 25%, LNG 교역의 약 20%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
- 에너지 시장 분석(2026년) — 봉쇄 지속 시 두바이유 배럴당 160달러, 통항 재개 시 8월 95달러·4분기 83달러 전망. 유가 배럴당 20달러 상승 시 연간 석유 수입비용 약 10조 원, 50달러 상승 시 약 25조 원 증가
- 산업 영향 분석 — 봉쇄 3개월 이상 지속 시 한국 제조업 평균 생산비 11.8% 상승 추정
- 관세청·업계 집계 — 호르무즈 봉쇄 국면에서 한국 원유 수입 31% 감소
- 산업통상자원부 제5차 석유비축계획 — 2026~2030년 정부 예산으로 원유 130만 배럴 구매 예정
- 호르무즈 통과 비중은 출처에 따라 「3분의 2 이상」~「95%」로 편차가 크다. 본문은 물량 기준(177만/282만)으로 계산한 62.8%를 사용했다
- 유가·생산비 수치는 모두 전망 또는 추정치이며 확정된 값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