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168곳을 또 옮긴다 — 1차 때 옮긴 도시는 인구가 빠지고 있다
전국 355곳 중 수도권 168곳 · 서울에만 130곳 · 혁신도시는 2023년부터 순유출
2026년 9월 3일, 국토교통부가 「2차 공공기관 이전 원칙 및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전국 공공기관 355곳 가운데 수도권에 본사를 둔 168곳이 대상이다. 2027년부터 민간건물을 임차해 선도이전을 시작한다.
1차 때는 153곳을 옮겼다. 이번은 그보다 크다. 그런데 1차로 만든 혁신도시들은 2023년부터 인구가 순유출로 돌아섰다. 20년 걸린 실험의 결과를 손에 쥔 채 더 큰 두 번째 실험을 시작하는 셈이다. 숫자로 본다. (2026년 9월 6일 기준)
1. 전국 공공기관의 절반이 수도권에 있다
| 소재지 | 공공기관 본사 |
|---|---|
| 비수도권 | 187곳 |
| 수도권 | 168곳 |
| 전국 355곳 |
※ 자료: 국토교통부, 2026년 9월 3일 발표.
1차로 153곳을 옮기고도 여전히 절반이 수도권에 있다. 그동안 새로 생긴 기관들이 수도권에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2. 그중 130곳이 서울에 있다
| 지역 | 기관 수 | 수도권 내 비중 |
|---|---|---|
| 서울 | 130곳 | 77.4% |
| 경기 | 29곳 | 17.3% |
| 인천 | 9곳 | 5.4% |
※ 자료: 국토교통부.
수도권 168곳 중 서울이 130곳이다. 「수도권 집중」이라기보다 서울 집중에 가깝다.
3. 이번이 1차보다 크다
| 대상 기관 | |
|---|---|
| 1차 (2005~2019) | 153곳 |
| 2차 (2027~) | 168곳 |
※ 자료: 국토교통부.
1차는 2003년 방침 발표 → 2012년 이전 시작 → 2019년 완료까지 16년이 걸렸다. 실제 이전은 2012~2015년에 몰렸다.
정부가 내건 5대 원칙은 이렇다.
| 원칙 | 내용 |
|---|---|
| 1 | 수도권 잔류 최소화 — 잔류 기준을 원점에서 재검토 |
| 2 | 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 배치 |
| 3 | 지역 대학·산업과 연계 |
| 4 | 자족 정주여건 확충 |
| 5 | 속도감 있는 이전 |
3번과 4번이 눈에 띈다. 1차 때 가장 부족했다고 지적받은 두 가지를 원칙으로 올렸다.
자주 묻는 질문
Q. 혁신도시가 뭔가? A. 1차 이전 때 공공기관을 받기 위해 전국 10곳에 새로 조성한 도시다. 부산·대구·광주전남·울산·강원·충북·전북·경남·제주·세종이다.
Q. 언제 확정되나? A. 관계 부처·기관·노조 의견 수렴을 거쳐 2026년 4분기에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로 「2차 계획」이 확정된다. 지금 나온 건 원칙이지 명단이 아니다.
Q. 2027년 선도이전은 뭔가? A. 새 청사를 짓는 데 몇 년이 걸리니, 민간건물을 빌려 먼저 내려보내는 방식이다. 1차 때 청사 신축을 기다리다 지연된 경험이 반영됐다.
Q. 직원들은 다 이사 가나? A. 아니다. 1차 때 가족동반이주율이 71%였다. 열에 셋은 가족을 수도권에 두고 혼자 내려갔다. 뒤에서 다룬다.
Q. 왜 또 옮기나? A. 수도권 집중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전한다»와 «지역이 산다»가 같은 말인지가 이 정책의 오랜 쟁점이다.
4. 1차의 성적표 — 목표의 87%
| 혁신도시 평균 인구 | |
|---|---|
| 정부 목표 | 26만 8천 명 |
| 실제 (2022년 6월) | 23만 3천 명 (87.1%) |
※ 자료: 국토교통부.
20년 가까이 걸려 목표의 87%다. 실패라고 하기도, 성공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숫자다.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다. 1차 이전으로 약 5만 2천 명이 지방으로 옮겨갔고, 세수와 입주기업이 늘었으며, 도시 기반이 생겼다. 고용과 임금도 늘었는데 주로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에서였다.
5. 그런데 지금은 인구가 빠지고 있다
여기가 이 정책의 핵심 질문이다.
| 시점 | 혁신도시 인구 흐름 |
|---|---|
| ~2016년 | 수도권에서 유입 |
| 2017년 이후 | 수도권발 유입 사실상 소멸 |
| 2023년 | 순유출로 전환 |
| 2024년 | 같은 시·도 안에서 오던 인구마저 순유출 |
※ 자료: 국토교통부·통계청 인구이동 통계.
기관을 다 옮긴 2019년 이후 4년 만에 인구가 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4년부터는 같은 도(道) 안에서 들어오던 사람마저 줄었다.
이건 「수도권에서 안 온다」를 넘어 「근처에서도 안 온다」는 뜻이다. 도시가 자체적으로 사람을 붙들 힘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참고로 2024년 혁신도시 주민등록 전입은 23만 4,684명, 공동주택 공급은 8만 6,927가구였다. 집은 지어졌다.
6. 열에 셋은 혼자 내려갔다
| 혁신도시 | 가족동반이주율 |
|---|---|
| 부산 | 82.2% |
| 제주 | 81.7% |
| 광주전남 | 71.7% |
| 울산 | 71.3% |
| 대구 | 71.0% |
| 경남 | 69.2% |
| 강원 | 68.0% |
※ 자료: 국토교통부, 2023년 6월 기준. 전체 평균은 2024년 기준 71%.
전체의 29%가 가족을 수도권에 두고 혼자 내려갔다. 부산·제주가 80%를 넘는 반면 강원·경남은 70%에 못 미친다.
차이가 무엇에서 오는지는 분명하다. 부산과 제주는 원래 도시가 있던 곳이고, 나머지는 논밭에 새로 지은 곳이다. 학교·병원·일자리가 이미 있는 곳으로는 가족이 따라오고, 없는 곳으로는 안 따라온다.
이게 「인구는 늘어도 삶은 수도권에」라는 말의 실체다. 주소는 옮겼지만 주말이면 서울로 올라간다.
7. 정리 — 무엇이 달라져야 하나
| 무엇이 | 숫자 |
|---|---|
| 2차 대상 | 168곳 (서울 130 · 경기 29 · 인천 9) |
| 전국 대비 | 355곳 중 47.3% |
| 1차 대상 | 153곳 (2005~2019) |
| 1차 이전 인구 | 약 5만 2천 명 |
| 혁신도시 목표 달성 | 87.1% |
| 가족동반이주율 | 71% |
| 인구 순유출 전환 | 2023년 |
1차의 교훈은 「기관을 옮기면 사람이 온다」가 사실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기관은 옮겨졌고 집도 지어졌지만, 2023년부터 사람이 빠지기 시작했다.
정부가 이번에 내건 5대 원칙 중 ③지역 대학·산업 연계와 ④자족 정주여건 확충은 정확히 그 지점을 겨냥한다. 문제를 알고 있다는 뜻이다. 다만 원칙을 세우는 것과 학교·병원·민간 일자리를 실제로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다.
앞으로 볼 것 셋. ①4분기 확정 명단에 「알짜 기관」이 들어가느냐. 1차 때 「나눠먹기」 비판이 나온 이유가 기관 성격과 지역 산업이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②가족동반이주율이 71%를 넘어서느냐. 이 숫자가 안 오르면 주민등록만 옮기는 이전이 반복된다. ③혁신도시 인구가 순유입으로 돌아서느냐. 2차를 시작하기 전에 1차가 돌아서는지가 정책의 신뢰를 가른다.
168곳을 옮기는 일보다, 옮긴 뒤 그곳에 살고 싶게 만드는 일이 어렵다. 1차가 20년에 걸쳐 증명한 것이 그것이다.
출처
- 국토교통부 「2차 공공기관 이전 원칙 및 추진 방향」(2026년 9월 3일) — 전국 공공기관 355곳 중 수도권 본사 168곳(서울 130곳·77.4%, 경기 29곳, 인천 9곳), 5대 원칙(수도권 잔류 최소화·기존 혁신도시 중심 집적·지역 대학 및 산업 연계·자족 정주여건 확충·속도감 있는 이전), 2026년 4분기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의결로 2차 계획 확정, 2027년 민간건물 임차 방식 선도이전 착수
- 1차 공공기관 지방이전 — 2003년 방침 발표, 2012~2015년 이전 집중, 2019년 153개 기관 이전 완료, 전국 10개 혁신도시 조성, 약 5만 2천 명 인구 이전
- 국토교통부 — 혁신도시 평균 인구 약 23만 3천 명(2022년 6월, 정부 목표의 87.1%), 2024년 주민등록 전입 23만 4,684명·공동주택 공급 8만 6,927가구
- 인구이동 통계 — 수도권발 혁신도시 유입은 2017년 이후 사실상 소멸, 2023년부터 순유출 전환, 2024년부터 동일 시·도 내 유입도 순유출 전환
- 가족동반이주율 — 2024년 전체 71%. 2023년 6월 기준 지역별: 부산 82.2%·제주 81.7%·광주전남 71.7%·울산 71.3%·대구 71.0%·경남 69.2%·강원 68.0%
- 2차 이전 대상 기관 명단은 확정 전이며, 위 168곳은 수도권 소재 기관 수를 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