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기에 89조를 벌었다 — 그런데 점유율은 내주고 있다
삼성 영업이익의 99.7%가 반도체 · 하이닉스 영업이익 1년 만에 6배 · HBM 점유율은 69%→58%
2026년 2분기,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89.5조 원, SK하이닉스는 60.5조 원을 냈다. 둘 다 분기 사상 최대다. 그런데 같은 기간의 점유율 자료를 나란히 놓으면 정반대 방향의 숫자가 나온다. SK하이닉스의 HBM 점유율은 1년 사이 69%에서 58%로 내려갔고, D램 점유율도 한 분기 만에 29%에서 25%로 빠졌다.
이익은 사상 최대인데 점유율은 줄고 있다. 이 두 문장이 동시에 참인 이유, 그리고 그게 무엇을 뜻하는지를 숫자로 본다. (2026년 9월 3일 기준)
1. 얼마나 벌었나
| 2026년 2분기 | 매출 | 영업이익 |
|---|---|---|
| 삼성전자 | 171.5조 원 | 89.5조 원 |
| SK하이닉스 | 79.3조 원 | 60.5조 원 |
※ 자료: 각 사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둘 다 분기 사상 최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률은 76%다. 100원을 팔아 76원이 남았다는 뜻이다. 제조업에서 보기 어려운 숫자다.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는 80%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2. 삼성전자는 사실상 반도체 회사가 되었다
|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 DS(반도체)부문이 차지한 비중 |
|---|---|
| 매출 | 74.3% |
| 영업이익 | 99.7% |
※ 자료: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DS부문 매출 127.5조, 영업이익 89.2조.
영업이익의 99.7%가 반도체에서 나왔다. 스마트폰·TV·가전을 담당하는 DX부문은 8,000억 원 적자다. 삼성전자 역사상 완제품 부문의 첫 분기 적자다.
갤럭시를 팔고 TV를 팔아 온 회사인데, 이제 그 부문 전체가 회사 이익에 기여하는 몫이 0.3%다. 회사의 성격이 바뀐 것이다.
3. 하이닉스는 1년 만에 여섯 배가 되었다
|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이익 | |
|---|---|
| 2025년 2분기 | 약 9.2조 원 |
| 2026년 2분기 | 60.5조 원 |
※ 자료: SK하이닉스 실적발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57%, 영업이익 +557%.
상반기 누적 매출이 처음으로 100조 원을 넘었다. 회사 창립 이래 처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HBM이 뭔가? A. High Bandwidth Memory. D램 여러 장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통로를 넓힌 메모리다. AI 반도체(GPU) 옆에 붙어서 데이터를 공급한다. 일반 D램보다 훨씬 비싸고 이익률이 높다.
Q. 왜 갑자기 이렇게 많이 벌었나? A. 가격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D램 평균판매가격이 전분기보다 약 30% 올랐다고 밝혔다. 출하량 증가는 한 자릿수 후반이었다. 물량이 아니라 값이 이익을 만들었다.
Q. 점유율이 줄었는데 왜 이익은 늘었나? A. 시장 자체가 훨씬 크게 불어났기 때문이다. 파이의 몫은 줄었지만 파이가 더 빨리 커졌다. 다만 이건 가격이 오르는 동안에만 성립한다.
Q. 삼성 완제품 적자는 심각한 건가? A. 규모(8,000억)보다 처음이라는 사실이 중요하다. 다만 메모리 호황이 워낙 커서 회사 전체 실적에는 묻혔다.
Q. 이 호황은 언제까지 가나? A. 알 수 없다. 다만 메모리는 역사적으로 가격이 오르면 증설이 따라오고, 증설이 끝나면 값이 무너지는 순환을 반복했다. 지금은 그 순환의 앞쪽에 있다.
4. 그런데 HBM 점유율은 내려가고 있다
여기서부터가 이 글의 본론이다.
| 시점 | SK하이닉스 HBM 점유율 |
|---|---|
| 2025년 1분기 | 69% |
| 2025년 4분기 | 57% |
| 2026년 1분기 | 58% |
※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1년 사이 11%p가 빠졌다. 이익이 여섯 배가 되는 동안 시장에서의 몫은 계속 줄었다.
5. 쫓아오는 쪽은 둘이다
| 2026년 1분기 HBM | 점유율 |
|---|---|
| SK하이닉스 | 58% |
| 삼성전자 | 21% |
| 마이크론 | 21% |
※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1년 전에는 SK하이닉스가 69%로 사실상 독점이었다. 지금은 삼성과 마이크론이 21%씩 나눠 갖고 뒤를 쫓는다. 업계는 2026년 연간으로 SK하이닉스 50%, 삼성 28%, 마이크론 22%까지 좁혀질 것으로 본다.
독점이 과점으로 바뀌는 중이다. 이건 값을 매기는 힘이 약해진다는 뜻이다.
6. D램 전체로 보면 1위는 삼성이다
| 2026년 2분기 D램 | 점유율 |
|---|---|
| 삼성전자 | 38% |
| SK하이닉스 | 25% |
| 마이크론 | 24% |
※ 자료: 카운터포인트리서치. SK하이닉스는 1분기 29% → 2분기 25%.
HBM에서는 SK하이닉스가 1위지만 D램 전체로는 삼성이 38%로 1위다. 그리고 SK하이닉스는 한 분기 만에 4%p를 잃었다.
7. 그래서 무엇을 보나
숫자를 한 줄에 놓으면 이렇게 된다.
| 무엇이 | 어떻게 |
|---|---|
| 이익 | 삼성 89.5조 · 하이닉스 60.5조 — 사상 최대 |
| 이익률 | 76~80% — 제조업에서 보기 힘든 수준 |
| 가격 | D램 ASP 전분기 대비 +30% |
| 출하량 | 한 자릿수 후반 증가 — 값에 비하면 미미 |
| HBM 점유율 | 69% → 58% |
| D램 점유율 | 29% → 25% (하이닉스) |
지금의 이익은 값에서 나왔지 몫에서 나오지 않았다. 값은 시장이 정하고, 몫은 회사가 지킨다. 값이 꺾이면 이익은 그대로 사라지지만, 몫은 한 번 내주면 되찾기 어렵다.
앞으로 볼 것 둘. ①HBM4에서 점유율이 반등하느냐. SK하이닉스는 2분기부터 HBM4 양산을 시작했고 삼성은 연말까지 28%를 목표로 한다. 여기서 갈린다. ②출하량 증가율이 가격 상승률을 따라잡느냐. 지금은 가격 +30%에 출하량 한 자릿수다. 이 간격이 좁혀지지 않으면, 가격이 멈추는 순간 실적도 멈춘다.
메모리는 늘 그랬다. 값이 오르면 모두가 증설하고, 증설이 끝나면 값이 무너진다. 지금 89조와 60조라는 숫자는 그 순환의 정점 부근에서 나온 숫자일 수 있다. 숫자의 크기보다 어디서 나온 숫자인지를 봐야 하는 이유다.
출처
- 삼성전자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 매출 171.5조·영업이익 89.5조, DS부문 매출 127.5조·영업이익 89.2조(전사 영업이익의 99.7%), DX부문 8,000억 적자
- SK하이닉스 2026년 2분기 실적발표 — 매출 79.3조·영업이익 60.5조·영업이익률 76%,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57%·영업이익 +557%, 상반기 누적 매출 100조 돌파, D램 ASP 전분기 대비 약 +30%, 2분기 HBM4 양산 출하 시작
- 카운터포인트리서치 — HBM 점유율(2025년 1분기 69% → 2025년 4분기 57% → 2026년 1분기 58%, 삼성 21%·마이크론 21%), D램 점유율(2026년 2분기 삼성 38%·SK하이닉스 25%·마이크론 24%)
- 2025년 2분기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발표된 증가율(+557%)로 역산한 근사치다
- 2026년 연간 점유율 전망(하이닉스 50%·삼성 28%·마이크론 22%)은 업계 추정치이며 확정된 수치가 아니다